'표현의 기술' 도서 정보
여기에 《씨네 21》에서 20여 년간 만화를 연재한 ‘그림쟁이 정훈이’가 함께하여 더욱 독특한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만화가 특유의 위트 있고 진솔한 삶의 여정을 통해 정훈이만의 ‘표현의 기술’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대표 작가로 인정받은 그들은 표현하는 내용도, 방식도, 기술도 다르지만 ‘표현의 기술’은 서로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표현의 기술' 작가 정보
만화가 정훈이
정훈이는 1972년 서울에서 났고 경남 창원에서 자랐습니다. 1995년 만화잡지 <영챔프>의 신인 만화공모전에 입상하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잡지 <씨네21>과 <청년의사> 신문에 20여 년 넘게 만화를 연재하고 있으며 출판, 방송, 광고, 사보 등에도 만화를 그려왔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정훈이 만화>와 <트러블 삼국지>가 있고 인권 만화책인 ≪사이시옷≫ ≪어깨동무≫의 제작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두 바닥 시네마≫ ≪내멋대로 시네마≫ ≪뒹굴뒹굴 안방극장≫이 있습니다.
저자 유시민
저자 유시민은 1959년 경북 경주에서 났고 대구에서 자랐습니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공부했으나 사는 것과는 그리 큰 관계가 없었습니다. 학생운동, 출판사 편집사원, 신문사 독일통신원, 공공기관 직원, 칼럼니스트, 방송토론 진행자, 국회의원, 장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습니다. 몇 년 전부터 역사와 문화 관련 에세이를 쓰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텔레비전 시사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합니다. 남한테 폐 끼치지 말고 쓸모 있는 사람으로 살자는 좌우명을 지키려고 애쓰며 삽니다. 저서로는 ≪청춘의 독서≫ ≪국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 있습니다.
'표현의 기술' 본문 글
강의와 질의응답이 모두 끝난 뒤 어떤 젊은이가 다가와 인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디자인을 하면서 제가 부딪치는 문제하고 똑같았어요. 제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 말이 이 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결국 내면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집을 설계하고 노래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그런 것처럼 말이죠. 어떤 형식으로든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면 그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그래서 표현의 기술에 관해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강연에서 나온 질문과 온라인 상담실에서 주고받았던 말을 정리하고 내용을 보탰습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정치와 예술은 서로 배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원합니다. 적어도 글쓰기에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작가는 세상사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사실에 근거를 두고 진리와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쓴 글이라야 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작가 오웰의 소망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같은 소망을 지녔지만 아직 오웰만큼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소망을 아주 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오웰과 비교하면 저는 아주 평범한 속물입니다. 세속적 성공을 인간적 실패로 여기지 않습니다.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성취, 둘 다를 이루고 싶어 합니다. 그런 글을 쓰면 상업적 성공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조지 오웰이 성자(聖者)처럼 살았다고 해서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해도 저는 오웰의 열혈 팬이 되었을 겁니다.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든 사람이니까요. -본문 중에서
강요하지 말고, 바꾸려 하지 말고, 이기려고 하지 말고, 무시하지도 말고, 그 사람의 견해는 그것대로 존중하면서 그와는 다른 견해를 말과 글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남이 내 말을 듣고 곧바로 생각을 바꿀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중 단 한 조각이라도 그 사람의 뇌리에 남아서, 지금 가진 생각에 대해 지극히 사소한 의심이라도 품을 수 있게 한다면 그 대화는 성공한 겁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납니다. 자신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지만, 바꿀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죠. 늘 잘되는 건 아닙니다만, 저는 먼저 이견을 가진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공감을 표현한 다음 제 생각을 말합니다. ‘나는 이런 사실이 중요하고, 이런 해석과 판단이 옳다고 생각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요. 누구든 상대방이 자기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느끼면 그 사람의 말을 더 진지하게 경청합니다. -본문 중에서